"동지."


가까운 뷔소트니키의 일원이 툭 어깨를 치고 지나간다. 그녀가 아, 하고 문득 정신을 차리면 그는 정신 놓고 있었어. 라며 가볍게 웃고는 제 할 일을 하러 간다. 러시아 사람들은 웃음에 박하다던데, 웃음을 보이는 것을 보면 자신을 확실히 동지로 인식한 걸까, 라는 생각이 든다. 어색한 미소로 감사의 뜻을 표하고는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. 정신을 놓은 게 아니에요. 정신을 집중해버린 거죠. 그녀의 머릿속에 든 생각을 차마 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.